북쪽에 가지산을 두고 서쪽으로 재약산을 바라보며 남쪽에는 신불산과 맞닿아 있는 간월산(刊月山)은 동북쪽의 고헌산이 눈을 흘기며 일시에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다. 울산군 상북면 이천리와 등억리를 동서 양쪽에 두고 남북으로 완만한 능선을 이루면서 솟은 간월산은 "대동지지(大東地志)에 看月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편 "울산 지명사"에는 '왕봉재(王峰峴)에서 긴등고개(穹火峴) 사이의 해발 1083m의 고봉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상북면의 화천(燈億里)에서 배내(梨川)에 걸쳐있다'고 지리적 위치를 명시하고 있다. 또 밀양문화원에서 발간한 "밀양지"에는 '산내면 남명리에서 가지산을 넘어 울산 언양으로 통했던 고개로 석남사 너머에 있는 석남령(石南嶺)과 함께 옛날부터 밀울가도(密蔚街道) 요지이다'고 적고 있다.
간월산은 또다른 이름으로 단조봉(丹鳥峰) 또는 왕봉(王蜂)이라 부르기도 하나 이는 신불산을 일컫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다. 다만 정상에는 단조성이 있다는 기록에 대해 두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간월산 주변에는 단조성(취서산성)과 과부성(寡婦城) 또는 사리성이 있는데 옛날에는 취서산 신불산, 간월산을 통틀어 취서산이라 불렀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그렇다면 취서산성과 연결된 성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토성으로 그 둘레가 2천자이며 성안에는 두 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전한다. 임진왜란 당시에 언양지방의 의사들이 왜병의 공격을 받아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데 성의 이름도 여기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간월산은 주말이면 부산, 경남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8월 초면 정상 주변의 키작은 억새와 어울린 산나리꽃이 만발해 장관을 연출한다. 긴둥재 아래 동쪽으로 저승골을 비롯, 천길바윗골이 간월골짜기를 이루면서 태화강으로 흘러들어 울산평야를 살찌게 하고 있다.
서쪽으로 내리정과 왕봉골 등 깊은 골짜기를 파놓아 사철 마르지 않는 청정수를 배내골로 흘러보낸다. 그래서 여름이면 간월산에서 흐르는 골짜기마다 더위를 피해 찾아온 야영객과 피서인파가 북적댄다.
간월고개에서 파래소쪽 왕봉골의 신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죽림굴이라는 천연동굴이 있는데 지금은 천주교 성지로 많은 카돌릭 신자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간월산 일대는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이 세운 영남 최초의 공소가 불당골(간월골)에 있었다. 그리고 간월골에는 박해로 병사한 동정녀 김아가다의 묘도 있다.
간월산은 언양을 산행기점으로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부산이나 울산에서 20분 간격으로 직행버스가 운행되고 숙박시설이나 음식점들도 많아 교통편 또는 숙식 해결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언양에서 등억리까지는 완행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간월까지는 가는 버스가 자주 있는 편이 아니어서 등억리에서 제법 걸어야 한다. 또 배내골로의 등/하산은 교통편이 많지 않으므로 버스 운행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곳의 완행버스는 언양 - 백련간이 하루 2차례 왕복, 원동 - 장선은 하루 3차례 왕복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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