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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당간지주 - 최소한의 장식으로 단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지주

by 넥스루비 2007. 8. 7.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79 - 93

미륵사지 남쪽에 2기의 당간지주가 88.3m의 거리를 두고 서 있다. 높이 3.95m.
양쪽 지주는 크기도 같고 양식이나 조성수법이 같은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간지주는 절에서 불문을 나타내는 일종의 문표(門標)로서 불교 종풍(宗風)을 드러내는 당(幢)을 걸었던 깃대 같은 지주로서 미륵사지에서는 다른 사찰과는 달리 서탑과 동탑에서 남쪽으로 약 64m를 두고 각각 하나씩 두 기를 세웠다.

여느 절들이 일주문에서 떨어져 당간지주를 두는 경우와는 달리 미륵사의 동서 당간지주는 동서탑이 위치하는 것보다는 절터의 중심쪽으로 가깝게 자리하고 있어서 하나의 가람배치 계획 속에서 세운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구조를 살펴보면 평평한 판석으로 된 지대석과 그 위 면석(面石)에 안상(眼像)을 음각한 기단(基壇)이 마련되었고 그 위에 지주(支柱) 두 개를 약 60cm 거리를 두고 마주보게 세웠는데 높이 약 5m, 지반에서 부터는 약 5.65m였다.
당간 내면에는 간구(竿溝)가 정상에 1개, 중간에 2개소가 있어 횡(橫)으로 꿸대를 끼울 수 있게 하였고 측면과 외면의 주변에는 넓은 주연대(周緣帶)를 양각하고 외면의 중앙에는 세로로 그은 돌기된 선조(線條)를 하나씩 두었다.

이 당간지주의 제작수법을 통일신라시대의 숙수사지(宿水寺址)와 부석사의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세워진 위치나 간주(竿柱)가 석당간(石幢竿)이라는 점 등을 보아 시대판정에 의문이 있다.
동쪽의 당간지주의 기단 남쪽 지하에서는 8각주(角柱)로 된 간주석(竿柱石)이 2개 출토되었는데 이보다 앞서 이미 수습된 8각의 석간편(石竿片) 6개가 부여박물관 뜰에 보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을 모두 복원하여 연결시키면 석주 높이는 약 11m가 넘는다.

이와같은 석당간을 세운 예는 나주 동문(東門) 밖과, 담양 읍내리 석당간 등이 있는데 나주것 역시 높이가 11m이고 간주가 8각으로 되었으며 석제의 이음부분에 반턱맞춤을 하고 쇠촉과 쇠띠를 돌렸다. 그러나 지주의 형태로 보아 이것은 고려때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이들 석당간의 원초형이 미륵사지 석당간이라고 볼 수 있어 더욱 그 의의가 크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백제 고지(故地)에서만 이러한 석당간 형식이 있다는 점에서 재검토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믿어진다. 대체로 필요한 최소한의 장식만을 하여 번잡하지 않은 단정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는데, 양식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 중기 이후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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