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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별신굿탈놀이 - 서민들의 한을 푸는 무속의 한 형태

by 넥스루비 2016. 9. 22.

하회마을에는 처음 정착한 허씨 때부터 성황신을 받드는 상당(화산 중턱)과 하당(국신당, 화산자락) 그리고 삼신당(마을 중심에 있는 고목인 느티나무)이 있었다. 이들 세 곳의 당에는 정월 보름날마다 정기적으로 동제를 모셔 오고 있고 700여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그 전통은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삼신당

별신굿은 무당이 주관하는 무속의 일종인데, 양반이나 선비들은 원래 무속을 배척해 왔기 때문에 풍산 류씨들은 별신굿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을 뿐 아니라 행사에도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다. 동제의 주관자를 산주(山主)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산주는 풍산 류씨들이 맡지 않고 있다.

하회마을에 사는 서민들은 양반으로부터 소외당한 한을 별신굿을 통해 토로해 왔다. 아울러 별신굿에서는 일종의 세태풍자도 있었던 것 같다. 별신굿을 대리배설과도 같은 아주 흥미로운 장치다.

타지역에서도 성황당이나 삼신당에서 다양한 형태의 제사가 올려지고 있지만 하회에서는 이외에도 특별히 하회탈 제작자인 허도령의 넋을 하회마을의 수호신으로 받들어 허도령이 만든 탈을 쓴 가면무를 통해 허도령의 혼령을 위로함은 물론 마을의 무사태평을 비는 행사를 행해 왔다. 이를 '하회별신굿'이라고 한다. 

허도령이 무진생(戊辰生이)라 해서 무진년마다 정기적으로 행사를 하고 그 외에 십년 혹은 임시로 행한 적도 있다고 한다. 동제를 지낼 때의 제문은 허씨 때부터 있었다고 하며, 동제문(洞祭文) 문구에 '무진생 신령님'이란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진생인 허도령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한 굿임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하회마을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보존되고 있다. 그러나 실로 엄청난 유,무형의 유산 가운데는 상당부분이 외지인들에 의해 반출되어졌다. 특히 학자들에 의해서도 이 같은 일이 저질러졌다. 그 중의 하나가 하회마을 동제문이다. 수 백년을 내려왔음직한 하회마을 동제의 제문은 마을에는 아주 신성하고 소중한 문건이다. 그러나 지난 1994년까지 있었던 기름 먹인 문종이에 국문으로 쓴 제문이 감뽁같이 사라진 것이다. 

분실된 동제 축문 내용은 다행히 임재해 교수의 「민속마을 하회여행」 179쪽에 실려 전하고 있기는 하다. 사실 하회마을의 동제는 그 유래나 절차에 상당한 관심이 있어왔고 연구나 조사도 폭넓게 진행되었다. 그런 연유로 해서 지난 1995년에 하회마을 원로회 회장 류시섬 옹에 의해 새로 제문이 지어지게 되었고 현재는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

※하회동제축문(河回洞祭祝文)

현재 시행되는 국문 제문임

유세차 을해년 정월 보름날 부락대표 ○○○는 삼가 술과 정갈한 어과로 제수를 차려놓고 무진생 성황 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천하 문물중에 유인이 최귀라'하였으니, 세상에 태어나서 만수무강 행복을 누리도록 천지신명께 바라는 것이 인간의 상정이라 할 수
있사옵니다. 조물주는 인간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여 크게는 사회를 꾸미고 작게는 한 마을 조성하여 집단으로 터전을 만들어 주셨나 이다. 우리 부락도 전서공(典書公)께서 터전을 잡아 육백여년 동안 훌륭한 조상의 얼을 계승해 오고 있사온데, 무진생 성황님께서 수 호 하고 감싸주신 덕택이었습니다.
백이십여호 전 주민들은 무진생 성황님께 고년이 풍년 들게 하여 주시고,
객지에 나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백만장자가 되게 하여 주시며,
부락에 사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건강과 재수대통하며 활기찬 생활을 하게 해 주소서.
백이십여호 부락민들을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융화 단결하여 일익 번창하게 해 주시고,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질병도 사전에 막아 주시옵고,
부락민의 생명수인 수돗물은 만년이 가도록 청결하여 오염없게 해주시옵소서,
끝으로 보잘 것 없는 제수이오나 정성들여 올리는 것이오니 만반진수로 생각하시와 반갑게 흠향하시기를 축원하나이다.

별신굿의 시작은 허도령이 죽은 뒤인 고려말경으로 보며 1928년 무진년 별신굿을 행한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지역에서 이를 재현하고 정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별신굿 놀이의 내용 및 부수제의(附隨祭儀)
1. 강신
2. 무동마당
3. 주지마당
4. 백정마당
5. 할미마당
6. 파계승 마당
7. 양반·선비 마당
8. 헛천굿거리 마당
9. 혼례마당
10. 신방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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