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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칠석 놀이 - 백제시대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 기원을 둔 놀이

by 넥스루비 2007. 8. 7.

대전 중구

부사동은 대전 동편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 전승되는 부사칠석놀이는 백제시대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백제시대 이 마을에는 윗말과 아랫말의 두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두 마을은 사이가 나빠 항상 갈등관계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윗말에는 부용(芙蓉)이라는 처녀가, 아랫마을에는 사득(沙得)이라는 총각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윗말과 아랫말 사이에있는 부사샘으로 물을 길러 다니다가 사랑에 빠졌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
이후 신라가 백제를 침략하자 사득이는 백제군으로 징집되어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
부용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사득이를 그리워하였다. 그러나 사득은 전쟁터에서 죽고 돌아오지 않았다. 상심한 부용은 날로 몸이 야위어 갔다. 그리고 날마다 사득이가 돌아오는가 싶어 뒷산(보문산) 선바위에 올라가서 멀리 길을 바라다보았다. 그러다가 그만 선바위에서 실족하여 떨어져 죽게 되었다.
몇 해가 지난 어느 해 여름, 가뭄이 들어 샘물까지 말라 물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샘물을 길러 멀리 황새샘까지 가야만 했는데 이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윗말에 사는 어느 노인의 꿈에 부용이 나타나서 자기와 사득의 영혼 결혼을 성사시켜 주면 물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아랫말에 사는 노인의 꿈에는 사득이 나타나 부용이 윗말 노인에게 했던 것처럼 말을 하였다. 윗말 아랫말 사람들은 사흘 뒤인 칠석날에 샘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사를 지냈다. 아울러 부용과 사득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주었다. 그후, 말랐던 샘에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이 샘을 부용과 사득의 첫이름자를 따 부사샘이라 명명하였다. 마을 이름 또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 뒤 매년 칠석날이면 선바위에서 부용신에게 제사를 올려왔다. 또한 부사샘을 개끗히 청소하고, 고사를 지낼 뿐만 아니라 부용과 사득의 합궁놀이를 하였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 부사동에서는 부사칠석놀이를 행하고 있다.
부사 칠석놀이의 첫번째 과정은 선바위 치성이다. 곧 칠석날 아침에 상·하부사리아낙들이 백설기, 과일 등 정성껏 마련한 제수음식을 가지고 선바위에 나가 치성을 올린다. 아낙들은 먼저 손빔을 하고 부요신을 위한 소지를 올린다. 각 가정에 따른 여러 가지 소망을 소지를 통해 기원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칠석놀이는 오전 11시의 길놀이로부터 시작된다. 양 마을에서 징을 길게 울려 길놀이에 들어간다. 각각의 마을에서 풍장을 치며(길꼬네비 가락) 마을기, 용기, 영기, 나팔수, 풍물패, 좌상, 마을 사람 순으로 두 마을이 합쳐지는 지점을 향하여 행군한다.
길놀이 행진은 두 마을의 중간 지점까지 이어진다. 두 마을의 길놀이패가 한 곳에서 만나면 각 마을의 좌상이 나와 인사를 하고 놀이의 진행에 관한 숙의를 한다.
이어 좌상끼리의 인사가 끝나면 기세배를 한다. 두 마을의 용기가 나와 인사굿에 맞추어 세배를 하는 것이다. 맞절이 끝나면 두 마을 사람들은 함께 어우러진다. 기수들은 기를 가지고 재주를 부리며 마당쓸기 등 힘 자랑을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기 마을의 기수가 더 힘세고 잘한다고 응원한다. 이렇게 흥겹게 춤을 추고는 두 마을이 하나가 되어 부사샘으로 향한다.
셈 앞에 집결하면 우물 앞에 제물 진설을 한 뒤, 대여섯 명의 장정들이 나와 재배를 하고 샘푸기를 한다. 샘가의 사람들은 풍장에 맞추어 「샘치기 노래」를 하며 춤을 춘다.
샘을 다 치우고 나면 샘에 금줄을 두르고 멍석으로 덮는다. 그리고는 풍물패는 한바탕 흐드러진 풍장을 울린다. 이어 다시 정성껏 제물을 진설하고 샘고사를 지낸다. 샘고사가 끝나면 제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한바탕 논다.
고사 후에 사람들은 양편으로 갈라서서 부용사득 합궁놀이를 준비한다. 아낙들은 오작교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서로 뭉치어 부용과 사득의 영혼을 부르며 길을 닦는다. 그리고 서로 상대편으로 가 상대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진다. 이어 부용과 사득의 사랑노래를 부르며 두 영혼의 영혼 혼례를 올려준다. 혼례가 끝나면 부용은 마을 아낙들에게, 사득은 마을 남정네들에게 인사를 올린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축하하고, 한편으로는 마을이 평안하고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끝으로 뒷풀이라 할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두 마을 사람들은 두 영혼의 원만한 결혼을 축하하며 흥을 돋운다. 또 부용과 사득은 만남의 기쁨에 겨워 끊임없이 사랑춤을 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놀이판이 계속된다. 풍물패의 가락에 맞추어 아이들을 무동 태운다. 이렇게 한바탕의 뒷풀이가 마감되면 칠석놀이의 대미가 마무리된다.
한편 부사칠석놀이는 제35회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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