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사찰중 하나로 법보종찰(法寶宗刹)로 불리는 합천 해인사를 품고 있는 산. 가야산은 일찍이 조선 팔경의 하나, 12대 명산의 하나로 꼽혔으나 역시 해인사의 주산으로 더 유명하다. 가야란 이름 자체가 불교와 관련이 있다.
산 정상이 소의 형상을 닮아 우두산(牛頭山)이라고 불리었는데, 범어에서 소를 뜻하는 말이 가야라고 하여 가야산으로 명칭이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또 인도의 불교성지중 가야산이 있어 그것을 따라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가야산의 주봉인 상왕봉(1,430m)의 상왕 역시 불교경전 '열반경'에서 부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합천, 고령 지방에 있었던 가야국의 명칭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는데 가야국 기원에 관한 전설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가야산이란 명칭 외에 우두산, 설산, 상왕산, 중향산, 지달산 등으로도 불리었다. 임진왜란의 전화를 입지 않아 오대산, 소백산과 더불어 삼재(화재, 수재, 풍재)가 들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야산은 경상남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주봉인 상왕봉을 중심으로 칠불봉, 두리봉, 단지봉, 의상봉, 남산제일봉 등 1,000m가 넘는 준봉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
해인사에는 유네스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려 팔만대장경(대장경판)이 장경각에 봉안돼 있다. 해인사 앞자락을 굽이쳐도는 홍류동 계곡은 절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류동이란 이름은 가을에 단풍이 들면 맑고 맑은 계곡물이 온통 묽게 물든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계곡의 길 옆 석벽에는 통일신라말 유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 한수가 새겨져 있다. '치원대' 또는 '제시석'이라 불리고 있으며 최치원 선생이 심신을 달래며 바둑을 두었다는 농산정이 있다.
이 외에 경맥원, 축화천, 무릉교, 칠성대, 취적봉, 자필암, 음풍뢰, 광풍뢰, 완제암, 분옥폭, 제월담, 낙화담, 첩석대, 회선대 등 명소들이 있다. 가야산 산행길은 비교적 수월한데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단체로 산행길에 나서기에 적합하다.
가야산신의 소원 옛날 가야산에 한 여신이 살았다. 가야국 연맹 안에 있는 모든 산신중 백성들을 가장 사랑하는 신이었다. 이 여신은 어느날 백성들에게 정말 살기좋은 터전을 만들어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뜻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하여 가야산 큰 바위아래에 제단을 차려놓고 하늘신인 '이비하'의 짝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어느 늦은 봄날 하늘신께서 여신의 정성을 가상히 여겨 소망을 이루어 주겠다는 계시를 내렸다. 마침내 하늘신 '이비하'는 오색구름 수레를 타고 가야산 상공에 나타났고 여신은 이를 맞이하기 위하여 목욕재계하고 하늘신을 맞이하였다. 구름 속에 방을 꾸며 하늘신 '이비하'와 가야산 여신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
꿈 같은 세월이 흐른 후 여신은 옥동자를 두명 낳았다. 형은 얼굴이 '이비하'를 닮아 해와 같이 둥그스름하고 불그레하였다. 아우는 어머니인 여신을 많이 닮아 얼굴이 갸름하고 희었다. 형의 이름은 '주일'이라 하였다 아우는 '청예'라고 불렀다. 형은 자라서 대가야국의 첫 임금 '이진아시왕'이 되었고 아우 '청예'는 자라서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되었다고 한다. 가야 사람들은 여신을 높여 '정견모주'라 우러르게 되었다고 한다.
가야산은 백련암에서 수도했던 성철스님으로 말미암아 더욱 유명하게 됐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는 홍류동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가야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항상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칠불봉
상왕봉
칠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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