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 여래좌상에서 동남쪽으로 100m정도 가면 또 하나의 바위무리가 있고 그 동쪽에 순백 화강암으로 조성된 여래상이 화려한 연화대석 위에 앉아 계신다. 연화대좌는 하대석없이 땅에 있는 지대석 위에 직접 놓은 증대석 위에 얹혀 있다. 8각 지대석엔 면마다 안상(眼象)을 새겼다.
지금 얼굴은 깨어져서 윗부분만 반 남아 있으나 단정하게 솟은 육계며 둥글둥글하게 새긴 이며 아래 세계를 내려다 보시는 가느스름한 눈을 통해 지금은 없으진 꼭다문 입술과 살결이 풍만한 턱이며 부드럽고 자비로운 얼굴의 표정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요즈음 깨어진 부분에 시멘트를 발라 이상한 얼굴을 만들어 놓았다.
목에는 부드럽게 세개의 주름이 새겨져 있고 편견우단으로 입은 가사는 얇다. 옷주름은 가늘고 몸체는 풍만하다. 원형에 가까운 신광과 보주형 두광으로 된 넓고 큰 광배였다. 광배의 가장자리에는 타오르는 불길을 새겼는데 불꽃들이 춤추는듯 약동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화려하고 생기에 넘치는 석불광배는 경주 남산에서뿐 아니라 전 신라시대 불상에서도 예가 드문 걸작이다.
이 불상은 어느 방향에서 보나 아름답다. 곁에 있는 바위들이며 계곡의 여울등에 잘 조화되도록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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