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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일 - 제주도 부녀자들의 맵시고운 솜씨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수공예

by 넥스루비 2007. 8. 7.

갓일은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과 제주도에서 주로 전승되어 왔다. 남해안 지방의 경우 거의 남성들에 따른 작업이었음에도 반하여 제주도에서는 온통 여성들이 감당해 온다. 갓일은 제주도 부녀자들의 맵시고운 솜씨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수공예로서 〈갓.양태〉을 일컫는다.〈양태〉는 갓의 밑둘레 밖으로 넓게 바닥이 된 부분이고, 〈양태〉위의 부분은 〈갓모자〉인데 양태는 대오리로, 모자는 말총으로 만든다.우리나라 남성들은 예전에 정장을 하려면 우선 머리에 망건을 두르고 탕건을 쓴 다음에 갓을 썼다. 따라서 갓일이라 하면 망건·탕건·갓을 겯는 일 모두를 통틀어 말하는 뜻임과 더불어, 그 뜻을 좁혀서 갓을 겯는 일만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갓을 겯는 일만으로 국한해서 그 대강을 살펴본다. 갓은 갓양태와 갓모자로 나누어진다. 갓 밑 둘레 바깥으로 넓게 바닥이 된 부분을 갓양태라 하는데, 이를 줄여서 '양태'·'갓양'이라고도 하면, 제주에서는 '양대'라 부르기도 한다. 갓양태 위의 머리에 씌워지는 부분이 갓모자인데 '총모자'라고도 하며 이를 줄여서 '모자'라 이르기도 한다. 갓 양태의 재료는 대오리이고, 갓모자의 재료는 말총이다.갓양태를 겯는 데 쓰이는 연장중 대표적인 것은 '양태판이'다. '양태판이'는 벚나무나 느티나무의 널빤지로 만들어진 직경 28cm쯤의 정단형인데 '텅에'위에 얹어 갓양태를 겯는다. 갓양태의 제작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실처럼 가느다란 대오리를 만드는 일이요, 또 하나는 그 대오리로써 잣양태를 겯는 일이다. 대오리를 만드는 일도 꽤 번거롭다. 우선 대 마디와 마디 사이를 톱으로 동강치고, 두어 차례 쪼개고 나서 불필요한 속부분은 떼어 없앤다. 겉껍질만 솥에 넣고 재에 섞어서 아홉 시간쯤 삶는다. 삶은 대를 '속튼대'를 도화지 두께 정도로 얄팍하게 훑어 다듬고는, 0.5mm 정도의 간격으로 칼금을 내어서 한 가닥씩 잡아당기면 실오라기처럼 가느다랗게 쪼개어 진다. 그 다음에 세 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갓양태를 겯는다. 첫째는 '쌀'이라는 날대를 실로 엮는 일이요, 둘째는 나선형으로 겯는 일이며, 셋째는 '빗대'를 비스듬히 꽂는 과정이다. 오일장을 통하여 갓양태를 사들인 상인들은 제품을 아교로 단단하게 굳힌 다음 한본토로 수출한다. 갓양태는 統營(통영) 등지의 갓방에서 따로 사들인 갓모자와 어울리어 온전한 갓이 된다. 한편, 제주도의 말총으로 갓모자가 별도로 결여진다. 갓모자의 줄임말은 '모자'이며, 제주도에서는 '모저'·'모재'라고도 한다. 갓모자만이 아니라, 말총으로는 탕건·망건·전자관 등도 결였다. 제주도의 말총으로 그 수요를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개별적으로 일본에서 말총을 수입해서 쓰기도 했는데, 이를 '왜총'이라고 일컬었다. 말총은 질기도 유연하며, 머리에 쓰면 감촉에 좋다. 제주도민과 제주말은 인연이 깊다. 제주말은 예전에 소중한 진상품이었을 뿐더러, 버거운 농사일을 줄곧 도와왔고, 그 말총은 갓모자·탕건·망건·정자관 등을 겯는 데도 소중한 재료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갓모자는 '골거리'위에 나무로 만든 '골'을 걸어놓고 결어간다. 갓모자의 제작과정은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곧 첫째는 갓모자를 겯는 일, 둘째는 새까맣게 먹칠하는 일, 셋째는 갓양태와 더불어 온전한 갓을 꾸미는 일이다. 종래 제주도의 갓모자는 그 품질의 우열에 따라서 '진계량'·'중계량'·'장내기' 등 세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가로 세로의 줄 수효가 많을수록 상품으로 친다. 머리를 덮는 부분인 갓모자와 얼굴을 가리는 차양부분인 갓양태는 이처럼 그 재료부터 말총과 대오리로 나누어진고, 각각 따로따로 결어진다. 갓양태와 갓모자를 하나로 어울리어 하나의 갓을 꾸미는 작업은 갓방에서 치러진다. 넓은 뜻의 갓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삿갓 모양의 방갓형이요, 또하나는 갓(흑립) 모양의 패랭이형이다. 방갓형으로는 삿갓·방갓·전모 등이 있고, 패랭이형으로는 초립·흑립·전립·주립·백립 등이 있다. 우리가 보통 갓이라고 하면 흑립을 가리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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