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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규루 - 단종이 자주 올라 시름을 달랜 정자

by 넥스루비 2007. 8. 7.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흥1∼8리 984-3

관풍헌 동남쪽에 세워진 누각으로 정면 3칸, 측면이 2칸이다. 계단을 통하여 누각으로 오르면 누각은 기둥밖으로 계자난간을 둘렀으며 홑처마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기 26년전에 영월군수 신권근이 창건하였으며 창건당시에는 매죽루라 불렀다. 그후 관풍헌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노산군이 저녁만 되면 소나무 숲이 우거지고 두견새가 슬피우는 이곳 누각에 올라 마치 두견새의 슬픈 울음이 자신의 신세와 닮은양 자규시(子規詩)를 읊었다 하여 이때부터 이 누각을 자규루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누각의 전면에는 '자규루'란 현판이 붙어있고, 뒷쪽에는 강원도 관찰사 윤사국이 쓴 '매죽루'라는 현판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자규루라는 이름은 정조 이후에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노산군은 가슴에 엉어리진 한을 달래기 위해 해질 무렵이면 관풍헌 앞에 있는 매죽루에 자주 올랐다. 더러는 피리를 잘 부는 하인을 데리고 이 누각에 올라 노을이 붉게 물드는 서쪽하늘을 바라보며 피리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시를 지어 읊기도 하였다. 자규루 앞은 솔밭이어서 저녁노을과 함께 솔밭 사이로 구슬픈 피리소리가 들리면 영월 사람들은 유배생활의 한을 달래는 노산군이 자규루에 오르신줄 알고 다들 한숨과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차디찬 달빛 속에서 들려오는 두견새의 울음소리는 자규시와 더불어 그의 슬픔을 더욱 끓어 오르게 하였으리라. 단종이 애절하게 지은 자규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글 내용을 추정하면 봄에 단종이 자규루에 올랐던 것으로 보여져, 실제 단종의 유배기간이 3개월 28일이 아니라 1년 3개월 28일이었던 것으로 추정되어 단종의 유배기간에 대해 정사(正史)와 달리 영월의 야사가 오히려 설득력을 지님에 따라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자규사>
月白夜蜀魂湫
含愁情倚樓頭
爾啼悲我聞苦
無爾聲無我愁
奇語世上若勞人
愼莫登春三月子規樓

달 밝은 밤 두견새 울어
시름 못잊어 루 머리에 기대앉았어라
네 울음 슬프니 내 듣기 괴롭도다
네 소리 없었든들 내 시름 없었을 것을
세상에 근심 많은 분들에게 이르노니
부디 춘삼월 자규루엔 오르지들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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